[스페셜 #1] 일러스트레이터의 돈벌이? : 전포롱 작가 강연 스케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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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테디오팀의 레디입니다!
오늘은 조금 특별한 글을 가져왔습니다.
지난 11월 17일에 텀블벅이 전포롱 작가와 함께 일러스트레이터를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궁금한데 소식을 전혀 모르고 계셨거나, 뒤늦게 들으셨거나, 알았지만 부득이하게 참여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저 레디가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전포롱님의 트윗 캡쳐 (원본 트윗은 여기로)
2010년부터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한 전포롱 작가는 동료 작가를 위한 공간 ‘브레이브 선샤인’을 오픈하며 전시 기획자로의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전업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동안 전포롱 작가를 괴롭힌 ‘먹고사니즘’의 문제는 기획자로 변신한 이후까지도 따라왔습니다.
모두가 고민하지만, 쉽사리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그 질문을 전포롱 작가가 SNS를 통해 던졌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는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하죠?”
이 질문을 통해 작가로서 어떤 고민이 있는지를 알려달라는 설문에 무려 1,600여 명이 넘는 분이 답변을 주셨습니다.
전업 작가로 생존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고자, 전포롱 작가는 그간 겪은 이야기를 풀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는데요. 일러스트레이터의 밥벌이에 큰 영향을 끼치는 플랫폼인 텀블벅이 함께 해줄 수 있느냐는 전포롱 작가의 제안에 텀블벅 영업기획팀이 강연을 준비하여 진행했습니다. 무려 온・오프라인에 걸쳐 총 600명이 넘는 일러스트레이터가 2시간 가까이 자리해주셨습니다.
외주 말고 ‘다른 일’은 정녕 없나?
전포롱 작가는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작가로 살아왔습니다. 순탄하지만은 않은 그 긴 시간 동안 작가로 살다 보니 어느 순간 창작에 대한 불씨가 타오르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러나 내가 말하고 싶은 주제를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작가에게 기획을 제안하고 진행하는 것에는 가슴이 뛰는 자신을 발견하며, 기획자로 커리어 전환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성 일러스트레이터를 위한 공간 ‘브레이브 썬샤인’은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작가에서 기획자로 전향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로 어떻게 먹고살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오히려 동료 작가를 만나는 기회가 늘어갈수록 전포롱 작가를 괴롭히게 되었는데요. 특히 많은 작가가 외주에만 생활을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수록 그랬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는 외주만 하는 사람은 아님에도 불구하고요.
일단 나를 알아야 한다
작업으로 먹고살 수 있다는 것은 내 인지도를 높이는 일과 즉결됩니다. 그렇다면 ‘나’를 어떻게 알리고 팔 수 있을까요?
이를 위해선 다른 작가와 차별화되는 내 작업의 특징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전포롱 작가는 디지털이 아닌, 오일 파스텔이라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작업을 하는 것을 자신의 차별점으로 규정했습니다. 동시에 정통 회화 보다는 보다 감정을 담고 자아내는 데 있어 대중적인 문법을 지닌 일러스트 형태의 작업을 하는 작가라는 것도 다른 차별점으로 두었습니다.
이러한 두 차별점을 중심으로 전포롱 작가는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수익을 냈다고 합니다.
- 전시
아날로그 형태로 작업을 한다는 것은 원화를 전시하고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포롱님의 작업에는 웹에서 느낄 수 없는 세밀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원화를 보여주었을 때 사람들이 더 많은 관심을 주고 원화 판매로의 기회도 이어진다는 것을 깨달으셨습니다.
때문에 전시 기회를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들고 직접 카페와 전시장을 돌아다니거나 다양한 공모전을 지원했다고 하셨습니다. - 캐리커처
디지털로 작업하지 않기 때문에 즉석에서 그린 그림을 바로 제공할 수 있다는 자신의 특징을 살려 캐리커처를 적극적으로 판매했습니다. 특히 캐리커처는 대량으로 인쇄하는 굿즈와 달리, 개인화된 특별한 작업물이면서도 원화에 비해 가격 접근성이 낮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은데요. 높은 선호도 탓에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 좋은 방식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자신의 체력을 고려하여 시간을 정하고, 전시를 비롯한 오프라인 행사에서는 가능한 시도해보는 것을 추천해주셨습니다. - 개인 의뢰 작업(커미션)
원하는 방향으로 원화를 그려주는 ‘개인 의뢰 작업’은 작가에게는 부담스럽지만, 수익적인 측면에서 분명히 도움이 되는 작업입니다. 커미션의 경우에는 개인이 의뢰하므로, 회사 차원에서의 의뢰 작업(외주)만큼의 높은 가격을 받긴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때문에 최소한의 가격 하한가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특히 의뢰자에게 만족을 주어야 또 다른 기회로 연결되기 때문에 반드시 퀄리티를 위한 시간을 현실적으로 파악하고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고 합니다. 무작정 많이 받고, 빨리 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죠.
사전에 협의만 된다면 의뢰자는 만족스러운 퀄리티를 위해 충분히 기다려줄 의향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책임감 있게 작업을 받는 게 중요합니다.
- 클래스
클래스는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정도 연차와 오일 파스텔이 가지고 있는 재료적 특징에 대한 이해도, 자신만의 노하우가 충분히 쌓였을 때 시작한 클래스는 수익으로 큰 도움을 주셨다고 하는데요.
특히 작업과 재료 특성상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클래스를 진행했기에, 수강생과 면대면으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내 팬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합니다. - 굿즈 제작
대부분의 작가가 시도하지만 그만큼 의미 있는 수익을 내는 데 실패하는 작가가 많습니다. 특히 개인적인 만족이 아닌, 생업을 이어 나가기 위해 굿즈 제작을 진행한다면 가격을 허술하게 측정해선 안 됩니다. 엽서처럼 생산단가가 저렴한 품목이라고 해서, 판매가를 무조건 저렴하게 측정해서 많이 팔리게 하는 것만이 답은 아닙니다.
처음부터 대단한 굿즈를 만들기보단, 지류 형태부터 하나씩 도전해보는 게 좋은데요. 굿즈 제작은 내 마음처럼 이루어지지 않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이 수반되기 때문입니다.
또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무작정 많이 만들기보다는 재고가 쌓일 것을 생각해서 예상 수요를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보관의 어려움도 있지만 재고는 그 자체로 작업 의지를 꺾게 만드는 부담으로 크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 마켓
마켓의 가장 큰 장점은 ‘나’를 많은 사람에게 직접 영업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장이라는 것입니다. 영업을 통해 실제로 전시 등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 작업에 대한 반응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향에 따라 직접 영업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내 그림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어떤 굿즈가 얼마나 팔리는지 등을 눈으로 확인할 기회이기 때문에 나가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 페어
가장 많이 알려진 서울일러스트페어 등 마켓보다 더 규모가 큰 페어의 경우에는 고액의 참가비를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많은 방문객이 모이는 만큼 짧은 시간 안에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최소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긴 준비 기간이 필요합니다.
내 그림이 누구에게 먹히는지, 어떤 굿즈를 사람들이 좋아하는지를 면밀하게 파악하는 과정은 물론 실제로 판매할 품목을 기획하고 정하는 것도 꼼꼼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전포롱 작가님은 적어도 2~3달은 페어 준비에만 몰두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또 페어에 나가기로 했다면 최소 한 달 전에는 무조건 굿즈 제작을 맡겨야 한다는 조언도 주셨는데요. 페어의 규모가 클수록 당연히 제작 업체에 작업량이 몰리기 때문에, 늦게 의뢰하면 원하는 기간에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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